[뉴스핌=이민주 전문기자] "살충제, 구제역 파동으로 동물 질병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동물 질병 진단으로 마트나 슈퍼에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육류를 고를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오진식(49·사진) 메디안디노스틱 대표는 동물 질병 진단 분야에서 권위자로 꼽힌다.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동물미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동물 진단키트 기업인 바이오노트에서 동물 백신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해 왔다.
오진식 메디안 디노스틱 대표가 동물 질병 진단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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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유통되고 있는 동물용 래피트 키트(신속한 검사를 수행하는 키트) 대부분이 그가 직접 생산에 관여했거나 그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바이엘코리아, 녹십자의 백신사업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 3월 바이오노트와 더불어 이 분야 키플레이어인 코넥스 기업 메디안디노스틱의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 회사의 실질적 오너이기도 하다. 메디안디노스틱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 관련 지분(59.0%)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오 대표가 5.18%를 보유 중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투자를 위해 지분을 갖고 있고 경영은 오 대표가 전권을 행사한다.
오 대표는 월간 ANDA와의 인터뷰에서 "동물 질병 진단 시장의 성장성을 잘 알고 있기에 메디안디노스틱 지분과 경영에 참여하라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 주저하지 않았다"며 "메디안디노스틱을 인류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사의 설립자인 차명진 전 대표는 건강상 이유로 해외 이민을 결심하고 올해 초 경영권과 지분을 매각했다.
메디안디노스틱의 연 매출액은 최근 3년간 매년 30% 이상 증가 추세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78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이다. 당기순손실 12억원은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장부상 적자다. 올해는 매출액이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이 회사는 2019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엘라이자(ELISA,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로 불리는 돼지 열병 바이러스 진단기기다. 신뢰도가 높아 정부 기관과 주요 양돈업체에서 표준 제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밖에 동물 분자진단기기인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을 비롯해 10여 종의 동물용 체외진단기기와 의약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1999년 회사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심혈을 기울여온 연구·개발(R&D) 덕분이다. 이 회사는 설립 4년째이던 2003년에 부설연구소를 설립해 2006년 세계 최초로 돼지 콜레라 바이러스(CSFV) 유전자칩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 대표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것은 해외시장 개척이다. 중국, 일본, 영국, 필리핀 등 해외 1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수출 대상국을 더 늘려 매출액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는 "미국 시장의 경우 돼지 호흡기 질병 관련 진단기기 시판을 미국 농무부에 신청한 상태"라며 "올해 초 허가가 나오면 큰 폭의 매출 증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메디안 디노스틱의 동물 질병 진단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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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표는 최근 시장이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 시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반려동물 주인들은 고급 제품과 서비스 구매에 돈을 아끼지 않아 기업 이익률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이제 막 급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 시장을 선점해 올해부터는 회사 영업이익률을 15%로 개선할 계획입니다."
평생을 동물의 건강과 질병에 매달려온 그는 "대학 입학 당시에 비해 동물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인식이 상전벽해라고 할 정도로 개선된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동물 건강 비즈니스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민주 전문기자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