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돼지와사람'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3 VIV Asia' 행사를 다녀왔습니다(관련 기사). 코로나19로 인해 4년 만에 열리는 큰 전시 행사이기도 했지만,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국내외 산업 관계자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과감히 시간을 내어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바라던 대로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는 메디안디노스틱 오진식 대표가 있었습니다.
메디안디노스틱은 일선 농가에게는 다소 낯선 기업입니다. 하지만, 산업동물, 특히 돼지와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업입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이나 ASF 의심축이 발생할 때, 구제역 백신 접종 후 항체양성률을 평가할 때 메디안디노스틱의 기술력이 현장에 두루 쓰이고 있습니다.
네, 메디안디노스틱은 동물 질병 진단 전문 기업입니다. 지난 2001년 국내 최초로 동물진단용 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취득한 바 있으며, 2017년에는 중소기업을 위한 주식시장인 '코넥스'에 상장되었습니다. 주요 매출은 산업동물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과 인체 진단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년 내 수출 비중을 절반까지 끌어올린다는 당찬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메디안디노스틱은 ASF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재 많은 연구자들이나 동물백신회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백신은 유전공학적으로 순화한 바이러스를 백신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메디안디노스틱이 개발 중인 백신은 DIVA 형태로 기본적으로 방어 효과에 안전성과 야외주와 감별 가능성을 가장 우선 순위로 두고 있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발생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은 메디안디노스틱 오진식 대표와의 일문일답입니다.
오랜 만에 해외 전시 행사에 직접 나온 소감이 어떻습니까?
여기 '비브 아시아'가 아시아 쪽에서는 제일 큰 전시회라고 그래야 되나요. 저는 주로 뭐 괜찮은 아이템이 있나 싶어서 (다른 홍보 부스를) 둘러보고 있는데 곳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고 있네요. (그동안 직접 만나지 못했던 해외) 고객도 많이 만나고 있고요.
메디안디노스틱의 수출은 어느 정도인가요?
수출 많이 하고 있죠. 작년에 250억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을 55억 정도했네요. 수출은 전부 산업동물쪽입니다. 이제 국내 시장은 어쨌든 한계가 있는 거고 해외 쪽으로 계속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을 주로 수출하시나요?
구제역 항체 키트와 우리나라에는 없는 질병인 오제스키병 진단 키트 등이 있습니다. ASF 진단 키트도 수출하고요. 주로 수출하는 국가는 중국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베트남 등입니다.
중국 수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최근 중국 당국이 규제를 하기 시작했어요. 재작년 초부터인가 중국이 당국에 허가받은 제품만 수입을 허용한다 이렇게 발표를 해버렸습니다. 사실 우리 제품은 (중국 내에서) 등록이 되어 있는 제품이 아니고 그냥 일반적인 공산품처럼 수출을 했었습니다. 중국에서 우리 제품 등록을 하려면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서가 필요합니다.
그럼 GMP 인증서를 받으면 되겠네요.
동물용의약품 회사들과 달리 진단 키트 만드는 회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GMP 인증 없이 'ISO9001'이라는 국제 표준화기구 인증만 있으면 되는 상황입니다. 중국만 유일하게 GMP 인증을 적용하겠다 나선거죠. 그래서 제가 올 초에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진단키트 만드는 회사들도 GMP 인증을 받을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달라 요구한 상태입니다.
베트남 수출 상황은 어떠한지요?
그동안 베트남은 돼지 마릿수는 많은데 진단 시장이 크지 않았어요. 10년 전만 해도 거의 없는 수준이었어요. 지금은 조금 성장을 한 상태고, 앞으로 굉장히 좋은 시장이라고 봅니다. 돼지를 키우든 소를 키우든 과학적인 방법으로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진단키트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봅니다.
베트남에서 메디안디노스틱 인지도는 어떤가요?
베트남에서 ASF 발생을 처음 발견한 교수가 있는데 그 교수가 우리 회사 제품을 가지고 발견을 했습니다(관련 기사). 덕분에 우리 회사 이름이 베트남에 빠르게 자리잡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은 무엇이 있는지요?
소 질병 가운데 럼피스킨병이 있는데 럼피스킨병 진단 키트를 준비 중입니다. 럼피스킨병은 아시아에서 확산 중인데 농림축산검역본부를 비롯해 전문가들은 조만간 국내에도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 PRRS나 구제역, ASF처럼 말입니다.
돼지에서 구제역과 증상은 비슷한 세네카밸리 바이러스에 대한 진단키트는 어떻습니까? 이것도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있는데
상품화 전 단계이지만 현재 개발은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상품화를 위해서는 평가를 해야 하는데 평가할 방법이 없습니다. 평가라는 게 단순히 몇 개의 샘플 가지고 평가를 해서 좋다 이렇게 말을 못 하거든요. 하려면은 적어도 몇 천 몇 만 샘플들을 대상으로 검사하고, 다른 검사법하고 비교해야 하는데 수포성 질병들은 워낙 접근 자체가 힘들어요. 미국을 통해 평가를 요청하면 돈이 무지하게 많이 듭니다.
신제품 개발과 관련해 정부에서 지원이나 협조는 어떠한가요?
우리 같은 진단 업체 입장에서는 국가에서 샘플 공유 이런 것들을 좀 해주면은 진단키트 개발을 좀더 쉽게 할 수가 있는데 그런 게 안 되니까 아쉽습니다. 정부 입장도 이해가 되는 게 너무 위험한 질병을 민간 회사한테 그냥 주기도 힘들잖아요.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좀 요청을 하거나 하면은 공유할 수 있는 그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메디안디노스틱이 미국 대학 연구진과 ASF 백신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아는데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요(관련 기사)?
지금 저희가 3년 전부터 시작을 했고요, 현재 1단계 투자 상태입니다. 그동안 연구에서 좋은 항원 후보 단백질을 꽤 많이 선발했습니다. 그래서 기대가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걸 가지고 이제 백신화시키는 연구를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2단계 투자를 논의 중입니다. 2단계에서는 공격 접종을 해야 합니다. 비용이 무지하게 듭니다. 그래서 이것을 우리 혼자 비용으로 다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에서도 관심이 있으면 같이 좀 펀딩해서 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또 다른 업체에서도 관심이 있으면 같이 좀 했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돼지와사람 http://www.pigpeople.net/news/article.html?no=12635